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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는 세계의 전부
    카테고리 없음 2020. 9. 25. 09:30

    아는 세계의 전부


    그러나 미 리 알려둘 것들이 있다. 그동안 해는 더 높이 떠올랐다. 몇 미터 안 되는수심이지만 빛과 파랑으로 모래와 해초밭 풍경이 대리석 무늬처럼 어른거린다. 갑자기 밑바닥이 움직 이는 것처럼 보인다. 공처럼 둥근 혹눈이 두리번거리며 이리저리 살피고 있 다. 색가오리(Siachelrochen)2241 한 마리가 날개를 퍼덕이며 위장으로 덮고 있 던 모래를 떨쳐내자 모래 알갱이 구름이 피어오른다. 놈은 이곳에 파묻혀 잠 시 꼼짝도 않고 기다리며 야간사냥을 결행해야 할지, 아니면 계속 잡아먹을 만한 것을 물색하고 있을지를 가늠해보고 있었다. 색가오리한테 그것은 아 주 복잡한 숙고를 요하는 일로, 그에 대한 대답은 흔히 뱃속의 꼬르륵 소리 에 따라 본능이 내 린다. 일순간 뱃속의 주장이 앞선다. 날개를 천천히 저으며 가오리는 바닥에 밀착하여 유영하며 산호퇴적물을 향해 다가간다. 그것은 놈이 아는 세계의 전부이며 그 이상의 세계는 알지도 못한다. 공중에서 관찰 하면 초(確)는 물론 그저 산호퇴 적물들이 2,000개 이상 넒게 퍼진 것일 뿐이 므로, 이런 것들이 오스트레일리아 북동부에서는 해안을 따라 2,300킬로미 터나 뻗어 있으며 540개의 잗다란 섬들과 함께 지구에 건축된 최대의 풍경을 이루고 있다. 그것을 대보초(大Great Barrier Reef)라고 한다.


    여기서는 세 가지의 고전적인 초의 유형들이 모두 보인다. 몇몇 섬들이 거 초(Haus-oder Saumrif) 소유하고 있으니 말이다. 충지만 그 보초 전체는一이미 명칭에서 알아차렸겠지만一두 번째 범주인 보초(BarriererifT)에 속한다. 그런 초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본토에서 멀어진 것이거나 진작 해수 로나 깊은 해구를 통해서 본토와 분리된 것이다. 때로 지질구조의 밀침 작용 으로 해안에서 멀리 띨어진 곳에 구릉맥이 쌓이게 되고, 산호가 거기에 서식 하게 된 것들도 있다. 보초가 있는 최고로 근사한 장소에 가려면 모터보트를 이용하는 수밖에 없는데, 가는 데만 몇 시간씩 걸리는 걸 감수해야 할 경우 가 많다.



    이 런 곳의 바깥쪽에는 세 번째 초의 유형 인 환초(環應 Atolle)도 볼 수가 있 다. 화산폭발로 심들이 형성된 곳에는 수백만 년이 지나면서 둘레에 둥그런 거초가 생겨나 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공성의 용암 더미가 함몰되자 산 호들은 가라앉지 않기 위해 그 지붕 쪽으로, 정확히 말하자면 수중의 덮개 부위 쪽으로 뻗어나갈 수밖에 없었다. 산호들은 계속해서 빛을 향해 자라면 서 그 바깥쪽 한바다로 뻗어갔으며, 거기에 보초가 쌓여 고리모양을 이루면 서 섬 이 가라앉은 내부에는 모래 석호가 생겨났다. 보호벽을 가진 석호는 물 길들로 바다와도 연결된 채, 바닥에 서식충!는 상당수의 동물들과 물고기들 이 신속하게 이주해오게 되었다. 그렇게 해서 환초가 탄생한 것이다. 인도 남 서단 앞바다의 몰디브 같은 경우는 그 대부분이 거대한 환초로 이루어져 있으며, 2천 개의 섬들이 그 석호에 자리 잡고 있다.


    그런데 우리의 색가오리는 뭘 하고 있지? 녀석은 그간 자그마한 섬의 거초 에 도달했는데, 그 섬의 얕은 수중이 바로 위산 때문에 녀석의 수면욕구가 방 해를 받았던 곳이다. 산호퇴적물은 오스트레일리아의 대륙대(Korallensockel) 까지 전진해 있는 거대한 산호구조물의 바깥 가장자리로 상당히 먼 거리였 다. 거기서는 아래로 경사가 급속히 심해진다. 수심 2천 미터까지 대륙사면 이 층을 이루며 이어져 있다. 섬의 다른 편으로는 수심이 대략 50미터 정도인 깊은 수로가 뻗어 있는데, 본격적인 해수로 교통망의 일부이다. 그것은 몸집 이 좀 큰 많은 종들, 특히 약탈자들이 산호도시 사이를 이리저리 배회할 수 있게 해준다. 그래서 가오리는 제가 좋아하는 장소로 움푹 들어간 진흙 구덩 이를 찾아들어가 경계를 펴고 있다. 그곳은 바로 깊은 수로의 가장자리이다. 거긴 또한 산호도시의 가장자리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산호 블록의 중심부 에 비하면 산호들도 그리 아름답지 않은 덜 근사한 지역이지만, 그 대신 맛 있는 갑각류, 연충들, 연체동물들, 작은 물고기들이 밀집하여 서식하고 있 어서 날개만 뻗치면 녀석들을 포획할 수가 있다. 



    달아나려야 달아날 구석도 없는 함정인 것이다. 물론 가오리에게 좀더 매혹적으로 보인 것은 조개들이 다. 치열이 여럿인 것을 보면 녀석이 상어의 가까운 친척임을 알 수 있는데, 그 이빨로 마치 크리스마스이브에 할머니가 호두를 깨뜨리듯 조개껍 질을 깨 뜨려 먹는다. 그렇지 않아도 녀석은 번개처 럼 재빨리 몸을 파묻을 수 있도록 가능하면 바닥에 밀착해 있을 때를 제일 편안하게 느끼며, 그 밖에도 주위에 산호가 있는 구간이나 돌출지형을 찾아가 머물기를 좋아한다.



    녀석이 지느러미 가장자리를 펄럭이자 진흙 소용돌이가 피어오르며 숨어 있던 작은 새우 두 마리가 줄행랑을 친다. 한 놈은 요령껏 잽싸게 옆으로 움 직여 달아나버리고, 또 한 녀석은 한스럽게도 아침거리가 되면서 종말을 맞 는다. 이거면 됐지, 뭐. 가오리 내지는 녀석의 배가 그만 돌아서기로 하고는 느릿느릿 탁초(卓따. Tischkoralle) 밑으로 사라져간다. 녀석은 다시 어둠이 깔 릴 즈음이나 되어야 그늘진 은신처에서 나오려 할 것이다. 이제는 다른 녀석 들이 어 디서 무슨 먹을거 리를 찾는지를 살펴봐야겠다.


    기다릴 것도 없이 다른 녀석들이 곧 나타났다. 비달면에서 어리거나 좀 자 란 물고기들 떼가 줄줄이 이어져 나타나며 동물플랑크톤으로 배를 잔뜩 채 울 희망에 부풀어 있다. 유감스럽게도 큼지막한 갑각류나 다른 대형플랑크 톤처 럼 맛있는 것들은 밤이 되어야 비로소 수면으로 올라온다. 종일토록 해 류에 떠밀 려오는 것은 아주 작고 또 대부분 속이 다 들여다보이는 투명한 것 들이어서 아주 정확하게 쳐다보지 않으면 안 된다. 아크릴로 만들어 놓기라 도 한 것처럼, 




    20여 마리의 올리브빛 톰슨양쥐돔(Thompson-Doktorfisch)22이 들이 줄줄이 잇따르며 위아래로 포개진 채 연출하듯 나타난 모습이 비탈에 서 해류 속으로 수천의 가지들을 마구 뻗치며 자라난 샛노란 부채뿔산호 (Gorgonen)227)를 화려한 배경으로 삼아 층층이 드리워져 보인다. 짤막한 주 둥이에다 눈도 쌍안경 모양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양쥐돔은 먹잇감을 최단 거리에서 알아볼 수 있으므로 작고 투명해 보이는 동물들도 알아차리게 된 다. 양쥐돔은 가끔씩 움찔하며 앞쪽으로 나가거나 옆 녀석과 위치를 바꾸기 도 하며, 그렇지 않을 때는 까딱도 하지 않고 가만있으려고 애를 쓴다. 더 러 지느러미를 움직이기나 할 뿐이고 위치만 조금씩 바꿀 뿐이므로 에너지 소 모도 많지가 않다. 단지 움직이는 주둥이를 잽싸게 바깥으로 뒤 집듯 하여 먹 잇감을 번개처 럼 빨아들이는 동작만이 녀석도 대개는 포식을 하는 동물임을 드러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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