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튼튼하고 정교한 작업카테고리 없음 2020. 9. 25. 12:56
튼튼하고 정교한 작업 산호 구간을 따라가며 살피노라면 그것들이 전부 움직이지 않는 견고한 구조물일 것이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인상은 틀린 것 이다. 경산호가 있듯이 똑같이 연산호도 존재한다. 산호초에서는 양자가 다 보이지만 그것들은 축조방식에서 서로 구분이 된다. 연산호폴립은 딱딱한 집을 짓는 것이 아니라 이른바 침상체(Sklerite)239)라는 것을 분비하는데, 이 것은 결정질의 바늘 같이 생긴 것으로 폴립은 이것을 제 교질조직 속에다 침 적시키는 것이다. 그 모양은 아주 근사해 보이 며 이것으로 인해 탄력을 지닌 구조물이 생성되게 되지만, 단단한 사촌들과는 반대로 죽고 나면 별로 남는 것이 없게 된다. 대표적으로 가장 견고한 산호는 흑산호다. 유일하게 흑산호 가 보이는 곳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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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거미가 내릴 즈음카테고리 없음 2020. 9. 25. 11:00
땅거미가 내릴 즈음 효율과 도망. 산호에서의 모든 것들은 거기에 맞춰져 있다. 가능하면 적은 노력으로 가능한 한 많은 것을 얻으면서도 붙잡히는 일은 없게 하는 것이다. 여러 색깔의 줄무늬가 있는 가시돔(KorallenwiichlerF*들도 기다리는 물고 기 부류에 속한다. 녀석들은 산호의 지류 끄트머리 틈새에서 수두룩이 벼르며 기다리곤 하는데, 듬직하게 자리 잡고 있는 그 산호 덩치가 꼭 여남은쯤 되어 보이는 삽 모양의 가지뿔들로 빚어놓은 기이한 조각상 같다는 인상을 풍긴다. 실제로 엘크뿔산호(Elchhomkorallen)라는 말도 쓴다. 가시돔들은 얼 어붙은 듯 웅덩이나 틈서리에 웅크리고 있다가 덤벙대는 고기 새끼들이 바 짝’ 다가오면 불시에 튀어나온다. 그 아래쪽 엘크뿔산호 두 더미가 경계를 이 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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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세계의 전부카테고리 없음 2020. 9. 25. 09:30
아는 세계의 전부 그러나 미 리 알려둘 것들이 있다. 그동안 해는 더 높이 떠올랐다. 몇 미터 안 되는수심이지만 빛과 파랑으로 모래와 해초밭 풍경이 대리석 무늬처럼 어른거린다. 갑자기 밑바닥이 움직 이는 것처럼 보인다. 공처럼 둥근 혹눈이 두리번거리며 이리저리 살피고 있 다. 색가오리(Siachelrochen)2241 한 마리가 날개를 퍼덕이며 위장으로 덮고 있 던 모래를 떨쳐내자 모래 알갱이 구름이 피어오른다. 놈은 이곳에 파묻혀 잠 시 꼼짝도 않고 기다리며 야간사냥을 결행해야 할지, 아니면 계속 잡아먹을 만한 것을 물색하고 있을지를 가늠해보고 있었다. 색가오리한테 그것은 아 주 복잡한 숙고를 요하는 일로, 그에 대한 대답은 흔히 뱃속의 꼬르륵 소리 에 따라 본능이 내 린다. 일순간 뱃속의 주장이 앞선..